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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테크 분야에 있어서 제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한 명을 꼽으라면 세이노를 꼽고 싶습니다. (인터넷에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글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한번쫌 꼭 일독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이번에 정리해 본 책은 세이노의 추천도서 중 하나인 이상건 님의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입니다. 이 책은 2001년 발간된 책으로 이미 절판된 지 오래이나 다행히 중고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책입니다만 대부분 내용이 오늘날 적용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글귀만 정리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소제목은 제가 따로 달아 보았습니다. 이 책 역시 구하실 수만 있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써야 하는 이유

 

물건은 가능하면 현금으로 사라. 만일 당신이 사야 하는 물건이 자동차, 귀금속, 가전제품이라면 현금으로 지불할 때 당신은 상당한 돈을 깎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를 팔아서 버는 돈보다 할부금융으로 돈을 많이 번 사실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pp.26~27

 

현금으로 물건을 사면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생긴다. 바잉 파워가 있으면 물건 값을 깎을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그럴 수 없다. 현금으로 물건을 사면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당초에 현금 수준에 맞게 계획된 것만큼만 사게 된다. p.43

 

(바른곰돌이 주 : 체크카드도 현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가 좋겠지요?^^)

 


 대출은 어느 정도가 적정할까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것이면 그 대출이 장기 저리대출인지를 따져 보라. 또한 시중 금리가 낮다고 구입자금의 30%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지 말라. 대출금이 많아지면 매월 이자와 원금을 내는데 허덕이다가 그 사이에 당신에게 다가온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라.

 

신혼 초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대출로 전세금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내 집이 아닌 바에야 아파트에 살든 연립주택에 살든 다가구 주택에 살든 크게 차이날 것이 없다. 전세금은 가치를 생산해내는 돈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작게 시작한 사람들이 훨씬 빨리 자기 집을 마련하는 예를 수도 없이 보아 왔다. 괜히 폼 잡지 말고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돈에 맞춰 집을 구하고 빚 없이 종잣돈을 만드는 게 훨씬 빠른 지름길이다. pp.27~28

 


 돈이 얼마나 있는게 좋은가? 나에게 적절한 목표는 얼마인가?

 

나와 절친한 사람 중에 1억 원 이상의 자금을 예치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한 증권사 지점장이 있다. 그가 상대하는 고객들은 최소 수십억 원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다. 다음은 그와 얘기를 나누다가 들었던 얘기 한 토막이다.

 

"돈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재미있게 느낀 것은 돈 많은 사람일수록 고민이 많다는 거야. 그들이 주로 하는 고민은 상속과 세금에 관련된 문제들이지. 30억 원이 넘어서면서부터 그들은 이런 고민에 매달리게 되는 거지. 그런데 10억 원대 고객들의 얼굴 표정을 보면 매우 밝아. 돈 모으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기 때문이지. 이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굴릴까 이모저모 머리를 굴려. 10억 원까지는 돈 모으는 재미로 살고, 30억 원이 넘어서면 돈이 주는 새로운 고민에 시달려. 개인적으로 10억 원 정도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pp.57~58

 

명동에서도 큰손 중 하나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무일푼에서 시작하여 1천억 원의 재산을 일군, 이 바닥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인데 한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처음 10억 원을 모았을 때는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더군. 그런데 욕심이 생기는 거야. 그래서 50억 원을 목표로 했지. (중략) 큰 욕심 부리지 않고 계속 노력했더니 어느 새 50억 원이 되더라고. 또 욕심이 나는 거야. 1백억 원을 벌고 싶더라고. (중략) 사람 마음이 이상하지. 또 욕심이 나.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크게 목표를 잡았지. 1천억 원으로 말이야. 1백억 원에서 1천억 원까지 가는 와중에서 10억 원으로 돌아간 게 3번이나 돼. 그런데 1천억 원을 벌어보니 허탈한 생각이 들더라고. 사실 10억 원이나 1천억 원이나 다 쓰지 못하고 죽는 건 한 가지인데 말이야. 왜 그렇게 바보 같이 돈을 모으고 젊음을 돈에 바쳤는지 몰라. 그게 가장 후회돼." pp.58~59

 

(바른곰돌이 주 : 여러분의 자산 목표는 얼마인가요? 무작정 많은 것이 아니라 마음이 평온한 재테크가 되면 좋겠습니다)


 신혼부부 재테크,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결혼을 전후로 한 시기부터 1차적인 재테크 목표는 내집마련이다. 이를 위해 청약통장에 가입해야 하고 종잣돈을 만들기 위한 적금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월 불입액은 최소 월급여의 50%는 되어야 한다.

 

비과세 적금상품을 제외하곤 모두 1년 만기 적금상품을 이용한 후 종잣돈을 만들어 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렇게 한 번 만들어진 종잣돈의 30~40%는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도록 초단기금융상품(CMA 등)에 넣어 두자. 1천만 원짜리 적금을 탔다면 7백만 원은 제2금융권의 금리가 높은 금융상품에 넣어두고 3백만 원 가량은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얘기다. 한 번 이런 사이클에 진입하고 나면 계속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 p.75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그때부터 생기는 돈은 모두 투자재원이 된다. 집이 있으니 무리해서 대출만 받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갖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30~40%의 유동성 확보, 1년 단위로 종잣돈 만들기 등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당신의 재산은 계속 불어날 것이다. 유동성 자금은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나머지 자금은 보수적으로 금융상품에 운용하자. p.76

 

다시 정리해 보자.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집을 마련하는 데 모든 계획을 집중하고 집을 마련하고 대출금을 전부 상환한 후에 발생하는 돈은 모두 저축 재원이 된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자금의 30~40%는 항상 유동성을 확보하고 그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집을 어떻게 사야 하는가에 대한 공부는 계속 쉬지 않고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p.76~77

 

30~40%의 단기 유동성 자금을 들고 있지 않으면 투자기회가 왔을 때 손해를 보면서 금융상품을 해약하거나 빚을 내야 한다.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늘 단기 유동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재테크 고수들에게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경기변동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과 언제든지 투자가 가능한 단기 유동성 자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p.205


 

 내집마련, 꼭 해야 하는걸까

 

집을 사야 할까, 사지 말아야 할까? 내가 만나 본 재테크 고수들 간에도 이에 대해서는 시각이 상이하다. 나는 내집마련은 재테크 이상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집이 있으면 일단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부동산값이 치솟는다는 기사가 언론에 실려도 불안감이 덜하다. 또 가족들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니 생업에도 전념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집안에 큰일이 생겨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내 집은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도 한다. 이처럼 내집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장점이 많다. 그것이 특히 아파트라면 거의 현금과 다름없다. 웬만한 대도시의 아파트는 팔기가 쉽다. pp.78~79

 

내 집을 빨리 마련하는 것은 좋지만 무리한 대출은 금물이다. 대출금이 많으면 내 집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오랫동안 그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게 된다. 절대 대출금은 전체 구입자금의 20% 미만에서 받아라. 집값이 폭등하지 않는 한 이자비용을 계산하면 별로 남는 것이 없는 장사가 될 수 있다. p.80

 

30대 중반까지는 남의 집에 살더라도 젊기 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40대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크는 아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해야 하고 생활이 안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40대에도 내 집 한 칸 변변히 갖고 있지 못하면 그 이후 생활은 고단해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늦어도 30대 말까지는 내 집을 마련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저축과 투자계획을 내집마련에 맞추고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자격은 청약통장 가입과 전체 주택 구입자금의 80%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이다. p.80

 

 


 

 사업가도 재테크를 해야 할까

 

역사상 큰 부자는 모두 사업이나 장사로 돈을 번 사람들이었다. 물론 그들도 처음에는 남의 밑에서 일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부자들을 봐도 대부분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굳이 재테크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재테크는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을 때 시작된다. p.95

 

만일 당신이 사업가라면 재테크에 연연하지 말라. 당신은 사업을 잘하는 게 가장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괜히 주식투자 한답시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돈을 더 빨리, 많이 벌 수 있는 길이다. p.96

 

만일 당신이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한다면 주식투자할 시간에 그 사업이나 장사로 더 많은 돈을 벌어라. 더 나아가 아예 주식시장은 쳐다보지도 않는 게 신상에 이롭다. p.192

 


 재테크는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

 

학교 동창과 직장 동료들의 얼굴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이 중에는 유난히 이재에 밝은 사람들이 있다. 주식투자에도 일찌감치 눈을 뜨고 경제신문의 부동산 기사도 꼼꼼히 살피며 여기저기 돈 되는 정보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 이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p.121

 

나는 신문이나 방송에 출연하는 재테크 전문가들보다 이런 사람들이 더 뛰어난 투자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또 투자 실패를 통해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p.122

 


 주식과 부동산을 꼭 해야 하는가

 

목돈을 만들어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면 당연히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 물론 주식과 부동산은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재테크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주식과 부동산에 밝은 사람들이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목돈을 손에 쥐고 있으면 기회는 온다. 항상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은 목돈이 없어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쫄딱 망한다. p.150

 


 

 월급이 적은데 재테크가 가능할까

 

L제과에 강의를 갔을 때의 일이다. L제과가 속한 L그룹은 월급을 짜게 주기로 소문난 곳이라,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는 적금 들고 목돈 굴리는 금융상품이나 강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연봉 수준으로만 놓고 보면 적게는 1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금융권 직원들보다 그들이 오히려 돈이 더 많았다. 주로 금융권 사람들과 많이 어울려 지내온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L제과 직원 : 경매를 해볼까 하는데 어떨까요?

필자 : 경매는 목돈이 필요한데 자금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빚내서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직원 : 한 4억 원 정도는 동원할 수 있습니다.

필자 : (놀라며) 그래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그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직원 : 고등학교 마치고 20년 가까이 월급의 반은 무조건 저금했습니다. 집도 마련했고 빚은 하나도 없습니다.

필자 : 그럼 재테크는 어떻게 하셨나요?

직원 : 처음에는 그냥 적금만 넣고 목돈이 되면 다시 이자 많이 주는 데다 굴렸는데 내 집을 마련하고, 현금으로 1억 원 정도가 모아지니까 이것저것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금리도 비교하게 되고 또 분양받을 때는 일일이 답사도 하게 되고... 또 그러다 보니 경매에도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월급을 받으면 무조건 50% 이상 적금에 넣어라. 2년만 그렇게 하면 그 사이에 반드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시간의 힘을 믿어라. 시간을 믿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보상이 있는 법이다. pp.152~155

 


 종잣돈은 어떻게 모아야 하는가

 

종잣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종잣돈을 늘리는 길에는 어떠한 묘책이 있을 수 없다. 무조건 매월 급여의 일정액을 모으는 것 외에는 말이다. 그것도 가장 최단시간 내에. 최소한 월급의 50%는 저금해라. 맞벌이 부부라면 한 사람의 월급은 아예 손도 대지 말라. 샐러리맨인 당신이 통제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지출이다. 따라서 당신은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당신은 2~3년 안에 상당한 자금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 p.170

 

종잣돈을 모을 때는 1년 이하의 금융상품을 이용해서 집중적으로 압축해서 모으는 것이 좋다. 종잣돈을 모을 때는 장기적인 관심을 절대 갖지 말라. 길어야 2년이고, 가급적이면 1년 단위로 집중해서 모아라. 1년이 지나고 난 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실탄을 하루빨리 만들어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

 

종잣돈은 장기성 상품에 넣어 두지 말라. 늘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MMF(바른곰돌이 주: CMA계좌 또는 펀드슈퍼마켓 일반계좌도 해당되겠습니다)에 넣어 두자. 장기성 상품에 넣어 두면 기회가 왔을 때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그 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MMF는 하루만 맡겨도 중도해지 수수료 없이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다. 종잣돈을 만들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곳에 넣어 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어라. 서두르지 않아도 1년에 한두 번은 당신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저축해서 종잣돈을 만들고 그 종잣돈으로 투자를 하는 과정을 매년 반복하라. 이 반복의 과정에 돈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런 과정을 밟으면 현금흐름이 늘 플러스로 유지되고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움켜잡을 수 있다.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재무상황을 점검하면 저축→종잣돈→투자의 매커니즘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p.171

 

(바른곰돌이 주 : 특히 과도한 지출,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끼고 들어간 전세, 장기간 자동차(새차) 할부 또는 리스, 과다한 금액의 장기 보험액(연금저축보험 및 변액유니버셜 등을 포함해서)은 저축과 종잣돈 형성을 늦어지게 만들고 투자를 점점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장기대출이 좋지만은 않은 이유

 

종잣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신용카드와 더불어 또 하나의 적은 빚이다. 대출금액 자체가 아니라 아무런 가치도 생산하지 않는(반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가치를 생산하는) 이자가 문제다.

 

사람들이 대출에 관해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장기대출이면 무조건 좋다는 사고방식이다. 장기간 대출하니 매월 이자부담이 적어지므로 사람들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 속에는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금융기관의 검은 음모가 숨어 있다. 오랫동안 이자를 잘 내는 당신을 붙들어 두기 위한 음모 말이다. 나도 이런 과정을 거쳐 빚을 없앴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대출 상환은 당신에게 기존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p.173~174


 스스로 지혜가 없으면 망한다

 

나는 금융거래가 국제화되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단일화 되고 있는 이 첨단 시대에도 여전히 돈에 관한 미신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미신은 주로 돈 없는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대체로 귀가 엷다. 반면 돈이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 p.178

 

이렇게 미신에 빠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 세계의 '사이비 교주들'이다. 이들이 퍼뜨리는 교리는 '이렇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품에 가입해야 당신이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아파트를 청약해라', '이런 종목에 투자하면 더블은 먹을 수 있다', '우리 회사의 00펀드는 100%의 수익률을 달성했으니 이번에 판매되는 펀드도 당신에게 돈을 벌게 해 줄 것이다', '보험상품 중 이 상품이 가장 좋다. 이런 상품 하나쯤 들지 않은 사람 없다' 등등 다양하고 끝이 없다. p.179

 

이런 미신을 유포해 이익을 보는 존재는 자신의 첨단금융기법과 고객 서비스를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금융기관과 이를 부추기는 언론 그리고 당신에게 좋은 정보가 있다며 다가서는 사기꾼들이다. 나는 이들이 퍼뜨리는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투자판단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나 본 돈 잘 버는 사람들은 이런 미신과는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이었다.

 

미신은 무지의 소치이며 현실의 도피다. 그러나 돈은 현실이고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대상이다. 돈은 미신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위치해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돈 많은 사람들이 아니니 누가 우리에게 찾아와서 상대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잘못된 미신을 이겨낼 수 있는 지식을 갖추든가 아니면 계속 미신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살아가든가 하는 선택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p.181

 


 

 은행(1금융권)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

 

1년만기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은행을 멀리 해야 한다. 당신이 은행을 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들일수록 당신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적금과 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들은 은행과 거래하지 말아라. 비은행권 금융기관 중 은행보다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종합금융사, 상호신용금고, 새마을금고, 신협 등이다. 이들 금융기관의 단점은 점포망이 적다는 것과 중도해약이 되지 않는 상품들이 은행보다 많다는 것이다. 안전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의 보장한도 내에서 여러 금융기관에 쪼개 넣으면 절대 원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p.185~186

 

또한 은행을 멀리 하기 위해서는 주식, 부동산과 가까워져야 한다. 먼저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친해져야 한다. 부동산에 투자해 손해 볼 확률은 주식에 투자해 손해 볼 확률보다 낮고 덩치가 커서 수익률을 따져보면 높지 않더라도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늘 법과 연관돼 있어 각종 법 지식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주식에 관한 법률보다 부동산에 관한 법률이 훨씬 많고 복잡하다.

 

부동산 공부는 일단 내 집 마련을 중심에 두고 하는 것이 좋다. 내 집을 마련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현장조사에서부터 거래까지 초보자도 큰 리스크 없이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부동산보다 주식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 부동산 대박은 주식보다 그 수익률이 낮지만 최악의 상황을 직면해도 물건이 남아 있어 향후 새출발을 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은 한 번 잘못되면 휴지조각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과도 친해져야 한다. pp.186~187

 


 보험이 저축이나 투자가 아닌 이유

 

보험은 저축이나 투자가 아니다. 보험은 비용일 뿐이다. 보험을 저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보험은 만일의 사태로 닥쳐 올 경제적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이다. (중략) 그런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쓸데없는 보험에 많이 가입한다. 교육보험이 대표적이다. 교육보험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이다. 교육보험은 교육자금을 마련해 주는 상품이 아니라 부모 유고 시 교육비를 보장해 주는 상품에 불과하다. 차라리 이 돈으로 종신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낫다. 종신보험은 말 그대로 어떤 이유로 사망하든간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보장성 상품이다. p.199

 

개인적으로 나는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 재테크의 최종 목표는 늙어서 돈으로 고통받지 않고 여유 있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연금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노후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연금보험을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필수상품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 연금보험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고 지금 연금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당장 해약을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의 개인연금보험은 금리면에서 다른 금융권 연금 상품에 비해 금리 경쟁력이 낮다. 물론 죽을 때까지 연금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말이다. p.200

 

지금 연금보험을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돈으로 아예 종잣돈을 불려 투자를 하는 것이 낫다. 현재 가입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단 유지하자. 과거에 판매된 연금보험의 예정이율이 현재 금리보다 높아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 가입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p.201

 

보험을 저축이나 투자로 생각하지 말라. 생명보험도 자동차보험처럼 하나의 비용일 뿐이다. 매월 당신이 지급하는 보험료는 일종의 생활비와 같은 것이다. 쓸데없는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의 본래 기능에 충실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다시 결론을 내려 보자. 저축은 종잣돈을 만들어 투자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고, 보험은 이들과 무관한 비용이다. 저축을 짧고 굵게 하는 것이 유리하고, 투자는 길게 멀리하는 것이 좋다. p.201

 


 

 왜 부자 중에 보수적인 투자자가 많은가

 

내가 만난 대부분의 재테크 고수들은 보수적인 투자자들이었다. 무엇을 투자하든 간에 거창한 투자수익률보다 어떻게 하면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돈에 관해서는 보수적이어야 한다. 돈을 잃을 때의 무서움을 알고, 잃을 때 어떻게 빠져 나올지를 미리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pp.218~219

 

같은 기자 일을 하는 한 선배를 만났을 때의 일이다. 상당히 유능한 선배였지만 그가 내게 털어놓은 것은 이외로 돈에 관한 문제였다. "00에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느라고 5천만원을 대출받았더니 허리가 휠 것 같아. 거기에다 신용카드 대금도 있고해서 주식에 손을 댔는데 쪽박을 찼어. 3천만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건데 갚을 생각을 하니까 한숨만 나온다."

 

솔직히 이런 경우 대책이 없다. 돈이란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는 많은 혜택을 주지만, 1억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된 그 선배와 같은 사람에게는 매우 잔혹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형, 왜 00에 아파트를 샀어?"

"전세 집 옮기기 싫어서 조금 무리했지."

"그게 아니라 왜 굳이 00였느냐고?"

"잘 몰라, 그냥 정했지."

"그럼 주식은 왜 했어?"

"빚 좀 갚아 보려고 한 거지."

"주식으로 까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별로 해보지 않았어. 누가 주식할 때 잃을 거 생각하고 하냐?"

 

나는 어이가 없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행한 경제적 의사결정이었다. 겁 없는 행위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다시 말해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결국 보수적인 사람들이 승리한다. 일시적으로 한 번 큰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투자의 위험을 알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반드시 돈을 잃는다. '두려워하라. 그리고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생각하라.' 이것이 바로 위험관리의 핵심이다. pp.219~221

 

돈에 있어서 고수란 누구일까? 물론 부자들이다. 그럼 고수와 하수는 어디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관찰한 바에 의하면,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최악의 상황에서 잃을 때'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고수는 잃을 때 적게 잃고 나서 왜 잃었는지 철저히 분석한다. 하수는 잃을 때 크게 잃고 실패에 대한 분석 없이 아예 투자의 세계를 떠난다. 고수들은 완전히 망가졌을 때 적게 잃는다. 하수들은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작살이 난다. 누구나 잃지만 잃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pp.226~227

 

고수들은 투자할 때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 하지만 하수들은 최선의 상황을 가정한다. 내가 여기에 투자하면 이 정도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미리 기대하는 것이다. 고수들은 이 돈을 투자했을 때 최악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린다. 그리고 선택을 한다. 자신의 판단이 틀리면 하루빨리 발을 뺀다. p.228

 

훌륭한 투자자들은 대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매우 공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수적이기 그지없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늘 이겨 왔다.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