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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신앙인이라면 부자청년과 낙타의 비유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특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찌나 어려운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게 더 쉬울 정도다"라는 예수님의 선언은 우리를 가장 당혹케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굳이 힘써 가난하게 살려고 하시는 분은 아마도 극히 드물 것입니다. 청빈의 삶을 사시는 목회자나 선교사님들은 많이 볼 수 있지요. 반면 사역자가 아닌 평신도로서 "나는 조금도 부해지지 않고 반대로 가난하게 살고싶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을 저는 아직 보지 못하였습니다. (보시면 알려주세요^^) 기왕이면 내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녀들까지 대대로 물질의 궁핍에서 자유롭고 넉넉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이라 봅니다. 수입이 꾸준하게 나오는 일터, 편안하고 튼튼하며 교통도 편리한 내 집, 필요한 게 있을 때 빚 걱정 안 하고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자금,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고 안락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후연금, 나의 취미생활과 해외여행을 적절히 누릴 수 있는 여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것이 아닐까요. 


"네 모든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라...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라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말씀 그대로 적용해서 내 집과 차를 팔고 통장에 있는 모든 돈을 교회에 헌금으로 드리고, 온가족이 다함께 산골 달동네 보증금 100에 월세 10짜리 6평 반지하방으로 가서 매일 무궁화호로 서너 시간씩 출퇴근하는 삶을 살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이 되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깊이 묵상하고, 정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기 원합니다.




2. 공관복음 속 부자청년 이야기


부자 청년 이야기는 모든 공관복음서(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공관복음서에 빠짐없이 거의 유사하게 기록된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사건을 목격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선명하게 기억될 만큼 아주 놀라운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두 번째 수난 예고의 말씀을 마치시고 가버나움을 거쳐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 가시던 도중이었고, 예수님께서 아직 여리고에 당도하시기 전에 세 번째 수난 예고의 말씀을 하시기 직전이었습니다. 그 때에 벌어진 사건인 것이지요.


<본문(마태복음·마가복음·누가복음)>


마태복음 19:16~26

16 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이르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7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 이는 오직 한 분이시니라 네가 생명에 들어 가려면 계명들을 지키라

18 이르되 어느 계명이오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19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제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니라

20 그 청년이 이르되 이 모든 것을 내가 지키었사온대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

21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22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

23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24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25 제자들이 듣고 몹시 놀라 이르되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

26 예수께서 그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마가복음 10:17~27

17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8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19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속여 빼앗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20 그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켰나이다

21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22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

23 예수께서 둘러 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

24 제자들이 그 말씀에 놀라는지라 예수께서 다시 대답하여 이르시되 얘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25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26 제자들이 매우 놀라 서로 말하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니

27 예수께서 그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누가복음 18:18~27

18 어떤 관리가 물어 이르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9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20 네가 계명을 아나니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21 여짜오되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2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23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24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25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26 듣는 자들이 이르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나이까

27 이르시되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3. 부자청년은 어떤 사람인가?


부자청년과 낙타의 비유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이번 이야기의 주요 인물인 부자청년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가 왜 그렇게 행동했고, 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부자청년을 알기 쉽게 딱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30대 초반의 관원
  • 유복한 집안
  • 정중하고 겸손하며, 진지하고 적극적이며 성실한 성품
  • 영적인 일에 관심
  • 율법을 지키는 일에 열심


누가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관원이었는데요, 당시 유대에서는 나이가 30세가 넘어야 관직에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관직에 오른 부자 청년이었다고 추정됩니다. 젊은 나이에 벌써 부자였다는 것은 그의 집안도 유복했음을 말해줍니다. 있는 집안이 아니었다면 젊은 나이에 관직과 부를 모두 가질 수는 없었겠지요.


그런 그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이는 그의 성품이 정중하고 겸손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부자이자 관원인 그 청년은 여느 사람과 달리 복장도 화려하고 얼굴도 환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당시 유대사회의 지도층에서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자청년은 예수님께 꿇어 앉아 질문을 했고, 심지어 예수님을 부를 때 "선한 선생님"이라는 극존칭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그 자체로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고, 자존심을 내려놓는 큰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한 행동이었습니다. 예수님께 달려왔다는 진술은 그의 적극적인 태도도 보여줍니다. 그만큼 부자청년은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했고, 진지한 태도로 예수님께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읽을 때에 그 청년이 이러한 사람이었음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부자청년은 영적인 일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가 예수님께 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까였습니다. 부와 명예를 넉넉히 누리고 있으면 영적인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할 법도 한데 말이지요. 그는 어려서부터 자기가 모든 계명을 지켰다고 예수님께 자신있게 대답했을 만큼 율법에 열심이 있었습니다. 외적으로는 부족할 것도 없고 남들에게 인정받을만한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물었던 것으로 보아, 그는 "내가 과연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 정도면 충분히 영원한 생명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우쭐해져서 예수님께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부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으니 빈자가 되어야 하는가?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서, 차라리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요?


예수님의 낙타와 바늘귀 비유는 당시 유대인들에게 워낙 충격적이고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까닭에, 이를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해석들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첫째로, 본문에서 '낙타'라는 단어가 본래는 '카밀론(kamilon, 밧줄)'이라는 단어인데 사본 필사의 과정에서 '카멜론(kamelon, 낙타)'으로 잘못 쓰여졌다는 해석입니다. 낙타가 아니라 밧줄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해석한다 할 지라도 밧줄이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므로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둘째로, '바늘귀'라는 단어가 정말로 바늘의 구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바늘귀처럼 생긴 쪽문을 지칭한다는 해석입니다. 밤이 되면 예루살렘 성의 큰 성문이 닫히며 밤늦게 도착한 상인들은 바늘귀 모양의 아주 작은 문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문은 작기 때문에 낙타가 지나가기 위해서는 등에 실은 짐을 모두 내려놓고 다리도 굽히고 머리를 숙여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었으며, 실제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문을 바늘귀라고 일컬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주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해 지겠지요.


그러나 문맥적으로 볼 때 예수님의 말씀은 말 그대로 낙타와 바늘구멍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겠는가 하고 물을 정도였기 때문이지요. 만약 두 번째 해석처럼 단지 작은 문을 말씀하신 것이었다면 제자들은 그렇게까지 놀라고 당혹스러워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부자가 빈자보다 천국에 들어가기가 더 쉽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부는 하나님의 축복이고, 부자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또 가난한 이들에 대하여는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해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느라 삶의 여유가 없는 가난한 이들보다 풍족한 부자들이 종교생활을 유지하는데 더 유리했을 것이고, 대중에게 더 거룩하고 축복받은 것으로 여겨졌을 수 있겠지요. 예수님의 제자들의 생각도 그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의 상식을 정면으로 깨뜨리는 주장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만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고 하셨고 불가능하다고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렵다는 것'은 그냥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울 만큼 우리의 상식과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어려움입니다.


그렇다면 그와 반대로, 가난한 사람이 되면 천국에 들어가기가 쉬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 우리가 가진 금전의 액수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80세의 나이에 3억을 갖고 있다 숨진 할아버지는 부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천국에 더 쉽게 들어가고, 10세의 나이에 3억을 물려받았다가 세상을 떠난 아이는 부자이기 때문에 천국에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일까요? 이러한 접근은 잘못된 것입니다.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할 수 없으나 하나님께서는 다 하실 수 있다"고 덧붙여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5. 예수님께서는 왜 모든 재산을 팔아서 나누어 주라 하셨는가?


네 재물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문자 그대로 다 팔아서 나눠주는 의로운 행위를 강조하고자 하신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돈을 나눠주는 선행이라는 행위가 우리의 구원을 좌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께서는 부자청년에게 모든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첫째, 예수님께서는 나의 참된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나는 단지 하나님께서 일을 맡기신 관리자임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부자청년에게 물으신 질문은 "네가 가진 재물은 누구의 것인가? 어떻게 얻어진 것인가? 그렇다면 그 재물은 어떻게 쓰여져야겠는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창조세계에서 모든 창조물은 함께 누리도록 만들어졌지만 인간들이 국가와 사회를 건설하면서 사적소유의 개념을 들여오기 시작했고, 제한된 자원에 소유권을 부여하면서 가진 자는 계속 축적하고, 갖지 못한 자는 계속 소외되는 부익부빈익빈의 부작용도 생겨났지요. 부자청년이 어려서부터 누리고 있었던 유복한 삶은 그의 노력이나 자격에 비해 너무 과하게 누리고 있는 것이고, 그가 누리고 있는만큼 누군가는 누리지 못할 수도 있음을 예수님께서 상기시켜주고 계신 것입니다.


겉으로는 그럴싸한 종교적 행위로 포장돼 있지만, 뒤로는 나의 종교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을 착취하거나 그들의 형편에 무관심하고 나의 곳간을 채우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면, 그것은 참된 신앙인의 삶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겉으로는 교회활동에 열심이지만 교회 문 밖을 나서면 끊임없이 재물과 성공을 탐하며 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둘째, 과도하게 많은 재물은 우리가 탐심에 넘어지게 하며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존 파이퍼 목사님은 그의 저서 '돈, 섹스, 그리고 권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돈이 위험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은 돈 자체가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은 돈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실제로 돈 그 자체는 매우 위험한데(악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다), 이는 우리가 돈에 쉽게 그리고 속히 속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한다"(마13:22)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자청년은 예수님 앞에서 내가 어려서부터 모든 율법을 지켰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율법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고 모범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고 자신을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의 반응은 무엇이었을까요? 누가는 그가 심히 근심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태는 여기에 덧붙여 그가 근심하면서 돌아갔다고 말하고 있으며, 마가는 심지어 슬픈 기색을 띠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부자청년은 왜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면서 돌아갔던 것일까요? 성경 본문에 따르면 그가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내가 가진 재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 예수님을 따르지 못했던 것입니다. 부자청년은 가진 재물이 너무 많음으로 인해 하나님보다는 재물을 더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찾아 오셨고 나를 따르라고 초청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부자청년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가진 재물을 기꺼이 내려놓을 용기가 없었습니다. 가진 재물이 예수님을 따르는데 걸림돌이 되고 만 것이지요. 가진 것을 모두 버려 두고 기꺼이 예수를 따른(마4:18~22) 베드로와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의 태도와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아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탐심이었습니다. 도덕적인 명예, 사회적인 성취, 종교적인 거룩함, 그리고 돈과 영원한 생명까지 다 갖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의 근원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네 모든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지 재물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물만을 언급하셨지만,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는 탐욕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요소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며, 하나님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어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최고의 가치와 우선순위가 되고 계십니까?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포기할 수 있는지 한 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며, 나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것을 맡겨 관리하게 하신 청지기임을 정말로 인정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가 가진 것들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원하는대로 사용하려고 합니까?
  • 내가 물질을 얻는 수단이나 방법은 혹시 내 이웃을 덜 풍족하게 하고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까? 내가 더 풍족해질 때 내 이웃도 풍족해질 수 있습니까? (예: 집주인으로서-세입자에게 과중하게 집세를 높이거나, 갭투자로 내가 살지 않을 집을 사서 훨씬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 사장으로서-종업원의 임금을 깎거나 체불하는 것, 투자자로서-지나치게 과중한 고리대금, 회사의 직원으로서-회사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거나, 업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근무시간을 낭비하며 더 높은 임금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행동)




■ 기도제목


  •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최고의 가치와 우선순위가 되게 하소서
  • 이 세상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게 하시고, 이 땅의 것을 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소서



■ 참고문헌



도서

  • 존 파이퍼, "돈, 섹스, 그리고 권력", 생명의말씀사:서울, pp.75~76.


블로그

  • 박영철 목사의 블로그, "성경인물설교(51) 부자 청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olytime5925&logNo=150092993781&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 대한예수교장로회 주성교회 김영대 목사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revealer/221166447681>.


동영상

  • 스토리로 읽는 누가복음(48) '청년의 등'/ 송태근 목사, <https://www.youtube.com/watch?v=1XG2msuaJZY&t=1797s>.
  • CBS 성서학당 마가복음 33강 "부자청년 이야기"(구미정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APZLR683B80&t=72s>.


뉴스

  • 뉴스앤조이, "아름다운 부자 청년의 실상", 2007년 10월 4일자,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547>.
  • 크리스천투데이, "부자 청년의 고민... 그리스도 위해 과감히 버릴 수 있나요?", 2017년 11월 19일자, <http://www.christiantoday.co.kr/news/306256>.